김치의 매운맛: 실비김치
왠만한 매운맛은 맵게 느끼지도 않아 맵다고 소문난 음식들을 먹고다니던 나의 대학생시절치기는 결국 위장을 고장내고 말았다. 매운 음식을 먹고 탈이 크게나 응급실을 다녀온 후 내 위장이 예전만큼 젊지 않다는걸, 건강하지 않다는걸 알게 되었다.
삼십대 후반을 향해가는 지금, 매운 음식을 먹고나면 화장실이든 약국이든 달려가야한다.
그러다보나 매일, 매끼 매운음식을 사먹던 옛시절과는 다르게 한, 두달에 한번 정도만 매운 음식을 즐긴다. 그마저도 무조건 강도 젤 쎈걸로만 먹던 과거와는 달리 두번째, 세번째 단계에서만 만족하고 있다.

그래서 맵기로 유명하다는 대전 실비김치는 내 위시리스트 한구석에 조용히 자리만 잡고 있었다. 그런데 김숙 언니의 팬으로써-언니가 유튜브에서 실비김치로 납작만두를 싸먹는 모습을 봤을때-나는 김치를 주문할 수밖에 없었다.
검색을 조금 해보고 어디가 원조인지 젤 유명한지 그런건 모르겠고 일단 파김치와 배추김치 조금씩 세트로 구성되어 있는 선화동 실비김치를 주문했다.

양이 많은거 같진 않았지만 어차피 라면, 떡국 먹을때 말곤 딱히 김치 자주 먹지도 않으니까-매운김치로 김치찌개를 해먹긴 힘드니까-양은 적당한거 같았다.


택배 열고 김치포장 뜯으니까 이미 매운 냄새로 목구멍을 탁! 공격한다. 시뻘건 양념은 너무 무시무시해서 일단 옆으로 긁어놓고 파랑 배추를 적당히 건져서 라면끓여 먹어봤다.
남편이랑 둘이 콧물 쏙 빼면서 쓰읍 맵다를 연발하고 덜어놓은 김치를 다 먹었다.
진짜 너무 맵고 진짜 맛있었다.
물론 다음날 화장실에서 고생했지만.. 저 빨간 양념은 찌개 끓일때나 다른 요리할 때 조금씩 넣어가며 김치도 양념도 한달만에 다 먹었다.
밀가루 음식 자제하려고 라면 자주 안끓여 먹었었는데 김치때문에 좀 자주 먹게되었다.
나는 짜파게티와 파김치 조합이 너무 맛있었고 남편은 흰밥에도, 라면에도 배추김치가 너무 찰떡이라고 했다. 다음에 또 주문할때도 반반 시키면 될거 같다.
매운거 진짜 잘먹는다 하는 사람에게 완전 추천! 배아픈건 책임 안짐.
실비김치가 유명 맛집이 몇집 있는거 같던데 다음에는 다른곳도 먹어봐야겠다.
내돈 내산입니다.